본문 바로가기

알리는 말씀

[다큐플러스 인 나다]두번째 프로포즈 _경계에 선 다큐멘터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계에 선 다큐멘터리: 사라지는 경계에 서서 다큐멘터리를 되묻다


 :fiction is 'made up', documentary is 'real' :
허구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대한 우리의 이해방식을 가장 소박하게 표현한 말일 것이다. 뤼미에르와 멜리에스라는 상징적 이름을 통해 세계영화사는 영화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로 나누는 것을 당연시해왔지만 사실 픽션과 넌픽션, 허구영화와 다큐멘터리라는 관계의 스펙트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고 문제적이다. 다큐멘터리의 아버지 존 그리어슨이  1930년대에 다큐멘터리를 “현실에 대한 창조적 처리”라고 정의했을 때 이미 영화제작자들 스스로 다큐멘터리의 중심에 리얼리티(사실성)과 아티피스(인공성)를 둘러싼 긴장이 놓여있음을 간파했듯이 기실 다큐멘터리의 객관성과 투명성이라는 개념은 무수한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 있는 무척이나 순진하고 허약한 가정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이항대립을 해체하는 영화들이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등장한 상황 속에서  2000년대 이후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진영에서도 고전적 다큐멘터리의 범주를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다큐드라마, 드라마 다큐멘터리, 모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고전적인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혹은 다른 장르 사이에 다양하게 걸쳐있는 이 작품들은 기존의 다큐멘터리 관습을  벗어나거나 의도적으로 파괴하고 패러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에 대한 일회성 소비를 넘어 이러한 작품들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이번 기획전의 테마는 “경계에 선 영화들” 이다. 이 영화들은 다큐멘터리의 범주에 속할 수도 있고 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 좁게는 재연과 재구성, 극영화의 스타일 등 소위 허구적 장치로 분류되는 다양한 방식들을 이용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부터 순수하게 극영화적인 재미를 위해 다큐멘터리 스타일을 차용하는 모큐멘터리 영화들, 현실과 관계맺는 방식에서 극단적으로 이질적인 형식인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형식들을  아우른다. “경계에 선 다큐멘터리”라는 테마로 진행될 이번 기획전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우리의 고전적인 인식들을 해체하면서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확장시켜줄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