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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리뷰] 우리에겐 빅브라더가 있었다

[인디다큐페스티발 2006  프로그램 노트]


삼성SDI 노동자들의 분투를 담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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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 삼성의 이면은 무노조경영의 무법지대이다. 이 영화는 87년부터 삼성의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사실과, 이들을 감시하고 납치하고 회유하고 해고하면서 치밀하게 노조결성을 막아온 삼성의 막가파식 무노조경영을 상기시킨다. 불법복제 휴대폰을 이용하여 노동자들의 위치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노조결성을 위한 노력을 감시해왔다는 점에서 삼성은 ‘빅브라더’이다. 그러나, 부당노동행위와 정보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언제나 국가권력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삼성은 ‘빅브라더’이다. 게다가 국민들은 삼성을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빅브라더’로 인식하고 있다.


이래저래 빅브라더와의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삼성SDI 해고노동자들과 동지들은 미련해 보이는 싸움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힘든 투쟁의 과정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언젠가는 삼성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체 속에 민주노조의 희망을 심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이 그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사회의 더 많은 구성원들이 삼성의 이면을 인식해나가고 있다.
<우리에겐 빅브라더가 있었다>는 차분한 어조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삼성의 실체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준다. 그리고,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태제, 다큐멘터리 애호가)